전야제로 각자의 관심사와 이야기를 공유해보았다면, 앞으로 3주간 진행될 스터디에서는 전시의 대주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볼 차례입니다. 모두가 만족할만한 전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27기 회원 모두가 각자 원하는 전시 대주제와 해당 주제에 대한 전시 방법에 대해 발표한 뒤, 투표를 통해 하나의 대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보여졌습니다.

11월 5일부터 11월 26일까지 총 3주간 진행된 주제 선정 스터디는 의견이 맞는 키텐이들끼리 팀을 이루어 원하는 대주제를 정한 뒤, 각 팀별로 해당 주제에 대한 내용과 전시 방법에 대해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나온 주제 중 다수의 의견을 얻은 1개의 대주제가 최종 전시 주제로 선정되는 것이죠.

주제 선정 스터디 1일차인 11.5스터디에서는 <쉬운 건축>, <XX에 반란>, <재료의 도전>, <건축의 미래> 이렇게 4개의 대주제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 건축가의 의도와 건축물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건축의 허들을 낮춰주는 전시를 선보이는 <쉬운 건축>은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주제였습니다. 건축의 다양한 요소들에 색다른 방향성을 제시하며 많은 소주제들을 포괄할 수 있는 <XX에 반란>과 재료의 물성과 매스, 입면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전시를 계획한 <재료의 도전>은 학과 스튜디오 설계에서는 시도해볼 수 없던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  기성 건축에 문제를 제기하며 미래의 건축에 대해 환기할 수 있는 주제였습니다. <건축의 미래>는 타분야에서 이미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AI, 컴퓨테이셔널 디자인, 운송(운반성)을 건축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주제를 풀어나갔습니다. AI의 발전과 운송 수단 그 이후의 단계에 대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현 시대에 부합하는 주제로 보여졌습니다.

주제 선정 스터디 2주차는 1주차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는데요. 1주차 스터디에서 제시된 <XX에 반란>, <건축의 미래>라는 각각의 주제에 대해 디벨롭한 2개의 팀과 새로운 대주제를 제시한 3개의 팀으로 스터디가 진행되었습니다.

<XX에 반란>이라는 대주제는 다양한 소주제들을 포함할 수 있는 대주제라는 점에서 흥미로웠지만 모든 걸 포함할 수 있는 대주제인 만큼, 소주제들이 아무런 연관성 없이 각 팀별 전시로 이어져 전시 컨셉이 명확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XX에 반란-디벨롭>팀에서는 소주제들간의 연관성을 명확히 하고, 페르소나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과정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건축혁명 보고서 2100>라는 대주제는 <건축의 미래>라는 대주제를 발전시킨 주제인데요, 미래를 제안하는 것을 넘어 ‘건축 혁명’을 이끌 주역이 되겠다는 포부로, 노스트라다무스의 페르소나를 통해 ‘건축혁명보고서 2100’을 작성해 발표했습니다. 허무맹랑하고도 파격적인 아이디어들은 새롭고 참신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전시 표현 방법에 있어서 어떤식으로 풀어나갈지 잘 모르겠다는 상반된 의견도 있었습니다.

<배리어프리>라는 대주제로 발표한 팀은  ‘건축감리사’와 ‘상황 가정 제비 뽑기’라는 전시 컨셉으로 관객참여형 전시를 이끌어내겠다는 부분에 있어서 전시 표현 방법에 있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시 내용 측면에 있어서 ‘어떤 장애를 다룰 것인지, 어떻게 전시할 것인지, 이 전시가 장애인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에 대해서는 다소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리노베이션 : 건축 심폐소생술>이라는 주제는 리노베이션이 단순히 기존 건축물을 헐지 않고 재사용한다는 뜻을 넘어서 죽어가는 건축물을 다시 태어나게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전시 표현 방법에 있어서 리노베이션의 과정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었고, 이 표현 방법들은 다른 대주제에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건축>은 일시성, 침투성, 환상성이라는 이방인의 공통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을 바라보는 주제입니다. ‘이방인의 시선’이라는 철학적인 개념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주제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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